경찰관 사무실 압수수색

경찰관 사무실 압수수색 1

경찰은 익명 직장인 카페 블라인드에 억지를 쓰면 당신들도 우리 회사로 옮기느냐며 비웃는 글을 올린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을 찾기 위해 팀 블라인드 회사 사무실에 압수수색을 나섰으나 회사 주소를 확인하고 깜짝 놀란다는 실랑이가 벌어졌고 경찰은 다른 건물로 가서 확인의 결과도 하지 않았다.

LH는 14일 명예훼손 및 업무방해 혐의로 직원들을 경찰에 고발했다.

경찰은 16일 오후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고, 이날 밤 법원이 영장을 발부하자 17일 압수수색에 나섰다.

경찰에 따르면 수사관들은 인터넷 검색창에 ‘팀 블라인드 주소’를 검색해 가장 상위 결과가 나온 대로 서울 강남구 역삼동 선정릉역 인근 빌딩을 찾았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정보였다.

실제로 팀블라인드 사무실은 이곳에서 약 2km 떨어진 다른 곳에 위치해 있었기 때문이다.

경찰관 사무실 압수수색 2

“LH 직원 추정 문제 글쓰기” 블라인드 캡처

경찰은 오후 6시경 보도자료를 내고 팀블라인드 회사 소개에 한국지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위치와 연락처는 공개하지 않았다며 한국지사 위치를 파악하는 과정에서 서울 강남구라고 표기된 주소를 확인하고 방문했으나 사무실이 존재하지 않았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이어 “앞으로도 한국지사의 위치와 연락처를 확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작 팀 블라인드는 이날 사무실에서 제대로 근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를 뒤늦게 알고 오후 6시가 넘어서야 실제 팀블라인드 사무실을 찾았지만 이미 직원들은 퇴근한 뒤였다.

경찰의 미숙한 검색 능력 때문에 압수수색을 벌인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인터넷 검색 결과가 잘못돼 잘못 찾았다며 내일 다시 압수수색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총리가 지시한 블라인드 조롱문 작성자에 대한 수사 자체가 무리라는 지적도 나온다.

블라인드는 가입자 정보를 아예 저장하지 않는 방식으로 가입자의 익명성을 보장하기 때문에 압수수색을 해도 작성자를 찾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또 가리키면 이직하라는 조롱문의 대상이 일반 국민인 만큼 명예훼손의 특정성도 성립할 수 없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고발이 들어온 만큼 수사는 진행할 것이라며 정상적으로 압수수색 영장도 발부받아 범죄 여부는 절차에 따라 수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