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막내딸 초코
얘가 우리 집에 입양 온 지도 벌써 3년.
초코의 사고야말로 다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많지만…(잘 때만 천사다)
그 중 가장 심각한 사고 중 하나인 캠 캠;
껌껌은 주로 어렸을 때 이를 갈기 전후에 나타나는데, 이게 만 3살이 넘도록 사라지지 않을 줄이야…;;
실내의 온갖 가구, 식물들이 초코 이빨 밑의 너덜너덜해졌지만 그 중에서도 보고 있을 수 없었던 베란다 창문의 블라인드, 롤스크린.
아니 굳이 이 롤스크린을 왜 물고 매달리냐고!
지난해 이미 한 차례 초코 물림으로 롤스크린을 새로 교체한 상태다.
그리고 또 1년
새로 교체한 것이 완벽하게 무의미해진 블라인드 상태;;
이빨의 때인지 곰팡이인지 너덜너덜해져서 차라리 없애버리기로 했다.
그러다 주말 남편과 함께 베란다 창문의 롤스크린을 처분했다.
;;
롤스크린을 켜놓고 늘 놓아둔 채 지냈는데 매일매일 초코가 가서 물어뜯고 매달려서 롤스크린이 창문에 부딪히는 소리까지 신경 안 쓰였는데 없어지니 속이 후련하다.
눅눅한 롤스크린;;
미안, 수고했어;;
고양이가 사고를 냈을 경우 사고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 다방면으로 정신건강에 좋다.
포기하거나 원인을 제거하거나 둘 중 하나.
고양이들이 포기해주길 바라는건 무리야;;
문제는 이 롤스크린을 떼어내면 훤히 들여다보이는 창가가 조금 부담스럽다는 점이다.
그렇다고 커튼이든 블라인드가든 대걸레처럼 되니 그저 창문용 시트지를 붙이는 게 나을 것 같았다.
그러다 지난해 사용했던 창문용 페인트가 남은 것을 기억해 낸 것이다.
맨 왼쪽 베란다 창가를 이 창문용 반투명 페인트로 셀프 페인트칠을 하고 있었다.
이번에는 맨 오른쪽 베란다 창가를 페인트칠하게 된 것이다.
팬톤페인트의 에너지세이버창.
창문에 바르는 반투명 페인트로 시트지보다 더 쉽게 속도를 낼 수 있는 제품.
준비물을 준비해 놓은 다음에 일단 창문을 한번 닦아주기로 했다
페인팅 전의 부착면을 깨끗하게 하는 것이 기본.
물티슈로 붙이는 부분을 한번 닦으면 아주머니~;;
창문은 좀처럼 닦이지 않기 때문에 매우 더럽다.
깨끗이 닦은 뒤 마른 걸레와 키친타올 등으로 물기를 말끔히 닦아냈다.
팬톤페인트의 에너지세이버창.페인트를 넣는 트레이 롤러
그리고 마스킹 테이프
붙일 곳을 정하고 마스킹 테이프로 경계 부분을 꼼꼼하게 붙인다.
팬톤페인트의 창문용 페인트는 일반 페인트와 달리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건조된다.
그만큼 작업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트레이에 페인트를 붓고 롤러로 적당량을 발라 양을 조절한 후 창문에 빠르게 발라주면 끝.
페인트 컬러는 하늘색이지만 마르면 반투명하게 마무리된다.
창문 전체를 바르면 불편해 보여서 내 허리 위 정도 높이까지 발라주기로 했다.
슥- 얇고 고르게 바른 후 30분 정도면 거의 건조가 끝난다.
우물쭈물하면 페인트가 건조해져 마스킹 테이프가 잘 벗겨지지 않는다.
슥슥 빨리 바르는 거 보면 얼룩덜룩해 보이고 풀딩된 컬러로 잘 바르려나? 근데 마르면 예쁘니까 걱정 노노!
될 수 있는 대로 얇고 균등하게 공간이 없도록 발라주면 돼
건조 시간이 빠른 만큼 페인팅 직후 마스킹 테이프는 바로 떼어내야 한다.
완전히 건조한 후에 떼어내면 페인트와 함께 벗겨질 위험이;;
바른 직후에는 페인트 파란색이랑 얼룩이 그거? 이게 잘 되나?못생기면 어떡하지? 하고 걱정이 된다
하지만 30분 정도 지나도 이렇게 시트를 붙인 것만큼이나 잘 발라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창문용 시트지를 붙이는 것보다 얇고 답답하지 않아 보이고 사생활 보호도 되고 열차 가장자리가 되기도 하는 신기한 페인트.
마음에 들지 않거나 제거하고 싶은 면에 물을 부으면 쉽게 지워진다.
시트지는 은근히 붙이기 어렵고, 우리 베란다 창문은 옛날 아파트라 작업이 쉽지 않다.
창문용 페인트는 건조도 눈 깜짝할 사이에 열차단과 사생활까지!
초콜릿 물림으로 너덜너덜해진 블라인드가 사라지자 겉보기에도 밝고, 초콜릿이 사고를 칠 일도 없어 완전히 만족했다.
블라인드나 커튼 등을 치면 앞으로 튀어나오는 공간이 잘 되는데 고양이들 똥이나 감자를 캘 때마다 내 등과 엉덩이에 부딪히던 블라인드가 사라져 시원하다.
이렇게 점점 우리집은 고양이들의 사고로 미니멀하게 가까워지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