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라피티 [회상] 세계미술관 – 미국 뉴욕

시작, 시작, 시작, 일어서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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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안만이 안전한 – 만사, 세상의 모든 것이 멀어져간 지금은 회상에 적합한 시기. 그래서 사라져버린 뉴욕의 거리미술관, 그래피티의 성지였던 파이브 포인츠(5 Pointz)를 떠올린다.

뉴욕 지하철을 타고 지상을 지날 때 뉴욕 퀸스 지역을 지나면 매우 화려한 건물들이 보인다.

2013년에 이곳을, 2016년에 이곳을 떠났다.

그에 대한 기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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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 퀸스 롱아일랜드시티. 마을은 100여 년 전 건물이 모인 낙후된 슬럼이다.

생활비가 적게 드는 곳이어서 주머니가 가벼운 예술가들이 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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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들은 오래된 건물의 벽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보는 눈이 많고 땅값, 건물값이 비싸며 스카이라인이 높은 도심에서는 반항적이어서 도적 그림인 낙서는 불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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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 뉴욕의 5개 자치구를 뜻해 5 Points(파이브 포인츠)라고 불리는 건물이 있었다.

계량기 공장을 부동산 개발업자 제리 윌코프(Jerry Wolkoff)가 1970년대에 매입한 뒤 1990년대 들어 아트스튜디오에 건물을 임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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싼 임대료 덕분에 드라마틱한 변화를 맞았다.

200여 개의 아트 스튜디오가 있을 정도로 규모가 큰 공장.화려하게 치장한 갤러리도 있다.

건물 전체에서 인근 거리까지 빼어난 ‘화폭’이 자리 잡고 있었다.

미국 뉴욕: 파이브 포인츠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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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브 포인츠는 12개의 공장 건물이 이어지는데 가장 높은 층고는 5층이었다.

이 정도 규모니 뉴욕 지하철 플러싱 라인으로 지나가면서도 보일 정도다.

그래피티 넘치는 낙서, 세계 최고의 낙서라고 자평하는 아티스트들의 자랑이었다.

마침내 이곳은 ‘그라피티의 성지(Graffiti Mecca)’가 되었다.

또 다른 작가와 관람객-순례자들이 모이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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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브 포인트는 시의 중심부에 위치한 슬럼 지역이다.

거리 예술 그래피티는 어느 영역의 작품보다 슬럼다운 예술이다.

벽화-거리 예술(Street Art)은 공공장소에서 창조된 그래피티와 게릴라 예술 등을 지칭한다.

수많은 양식, 재료, 기법을 갖추고 있다.

스프레이, 페인트, 분필 등의 재료로 그린다.

원래 거리미술은 주인의 허락 없이 공공장소에서 창조되는 것이 본질적인 특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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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여기 그래피티는 도둑의 그림이 아니다.

건물주들은 갱단과 상관없는 주제로 그림 그리기 규칙도 만들었기 때문이다.

2002년 작가 조너선 코헨(Jonathan Cohen)이 외부 벽화 큐레이팅을 하면서 현재와 같은 “5 Pointz”로 이름을 바꾸었다.

그려진 파이브 포인츠 그래피티 면적은 19,000m²에 달했다.

그 압도적인 규모와 작품의 세련됨으로 명성을 쌓게 된다.

아티스트들의 성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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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러본다.

키치한 그래피티들도 꽤 있지만 건물의 전면 등은 ‘예술’이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오는 ‘작품’들이었던 건물주와 예술가들이 회화 주제를 협의한 덕분인지 너무 공격적이거나 외설적이지는 않다.

일반인들도 볼 만하다.

사람들이 일부러 시간을 내서 찾는다는 것은, 그만큼 「보이는 것이 가치있게」금방 다가온다는 것이다.

언어의 장벽도 없는 미술의 즐거움, 그 정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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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뼈저리게 느낀 점 한국의 ‘지역환경 개선’ ‘도시 재생’의 외나무다리 벽화는 찾을 이유가 없이 사라진 것이라고 생각했다.

동네마다 천편일률적이고 기술성이 낮고 사회적 메시지도 없는 공공기관 발주 벽화, 재생사업이 끝나면 금세 훼손된다-지역주민도 사랑하지 않는 벽화. 수준높은,자율적,창의적인,그런그림,정주하는예술가들이지속적으로그리거나하는것이아니라면하지말아줬으면한다.

‘파이브 포인츠’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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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브 포인츠는 언뜻 한국의 성수동과 문래동을 떠올리게 한다.

그 공터에는 도심 외곽, 값싼 거대한 공장이 있는데 그 효과를 잃었을 때 싼 값에 예술가들이 정착한다.

그리고, 자신들의 예술성을 기르면서 결과를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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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에 마을은 개성적으로 변한다.

이때 건물주는 해당 지역의 저렴한 임대료 유지에 대해 돌아보게 된다.

새로 건물을 짓거나 더 비싼 임대료를 지불하려는 새 임차인을 맞는 것이 이득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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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말해 파이브 포이즈의 성공은 아티스트들의 성공이었지 빌딩 소유자의 성공이 아니었다.

시장경제 자본주의 사회에서 벽에 그림을 그려놓은 건물은 얼마나 ‘가치’를 가질까. 건물이나 토지 소유자에게 그림은 돈이 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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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건물주는 벽화 허용은 일시적 목적이었다고 말해 예술가들은 반발했다.

이에 대해 뉴욕시 랜드마크 보존위원회는 30년 미만의 작품이기 때문에 예술가의 랜드마크 지위 지명을 거부했다.

결국 개발을 위한 작품은 사라질 위기에 처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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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주 제리 윌코프는 2013년 들어 본격적으로 파이브 포인츠에 있는 공장 건물을 부수고 그 터에 콘도를 지을 계획을 세우고 있다.

2개의 주거용 타워가 들어서고 1천 가구가 들어가는 대규모 개발이었다.

뉴욕시의 승인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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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도심 개발은 곧 구도심 거주자의 보금자리 철거와도 동의어다.

거리예술가들은 파이브 포인츠의 예술적 가치를 주장하며 반대 집회를 열었다.

예술 살인(Art Murder)이라는 피켓을 내걸었지만 개발은 진행됐다.

전형적인 젠트리피케이션이다.

파이브 포인츠 소멸… 미(美) 뉴욕도 소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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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거 절차는 어느 나라 어느 정권이나 똑같지 않을 것이다.

권력자-자본가의 힘은 강하다.

파이브 포인츠 건물은 2013년 11월 흰색 페인트를 뒤집어쓰게 됐다.

그 화려하고 무시무시했던 작품은 훼손됐다.

그리고 2014년에 건물은 완전히 철거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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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송 천국 미국답게 이 철거는 결국 소송으로 이어졌다.

예술가들은 철거 90일 전에 사전통보요건을 준수하지 않았다며 법정소송을 제기했고, 건물주의 게릴라식 훼손으로 인해 작품을 영상 등으로 남기지 못해 영원히 작품을 잃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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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0억원 이상이다.

막대한 배상금을 물게 된 윌코프는 이 결정에 불복해 상급 법원으로 달려갔으나 2020년 항소법원 판결에서도 패배했다.

그래서 다시 2020년 10월 현재 미국 대법원에 상고를 제기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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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생각하게 된다.

건물주의 재산권 침해에 대한 보상은? 저렴하고 합법적인 「그래피티 공간」을 제공해야 하는 것은 누구의 의무인가? 그려진 작품은 어느 정도의 작품성이 있어야 그 가치를 금전적으로 받아들이고 작품의 존속을 주장할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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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 판단, 비용은 누가 어떻게 할 것인가? 어쨌든 윌코프 입장에서는 수년 동안 건물 외벽 화폭을 내고 있었는데. 「호의가 계속 되면 권리라고 생각한다」–라는 말이 나올 것 같다.

역시 계약서로 명문화해야 하나 싶다.

소멸하지 않기 위해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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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osier Lane, Melbourne, Australia, 2011 멋진 예술작품이 잘 보존되었으면 하는 바람은 당연히 있다.

그렇다면 거리 예술에서 건물주와 예술가의 이익을 양립할 수 있을 것이다.

예술가들은 자신의 작품을 보여 줄 기회를 얻었는데 건물주들은 무엇을 얻었을까. 이에 답하지 않으면 사라지는 것이 당연하다.

바꾸어 말하면, 「그래피티 작품」이 존속하려면, 지역인에게 있어서 그 작품이 금전적 보상-관광객 유인책, 또는 지역 환경 개선에 확실한 역할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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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ex Croft, Intersection of 46 Graham St. and 48, Hollywood Rd., Central, Hongkong 유명 관광상품화된 경우로는 오스트레일리아 멜버른 호시아 렌진 거리를 들 수 있다.

오랜 시간 작은 골목길은 관광객이 찾는 곳으로 북적인다.

(사족이지만 그 골목의 레스토랑 모비다, 정말 맛있다) 홍콩 센트럴&소호의 그래피티 골목도 유명하다.

골목 자체가 유명 상권이고 아트투어 상품까지 있다.

그래피티가 사람을 더 불러 지역경제 활성화, 동네 활기를 키우는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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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무영 채화마을, Kaohsing City, Lingya District, Taiwan, 2019 또는 지역환경 미화의 핵심요소가 되며, 그 그림 제작에 있어 지역주민들과 충분히 합의하여 지역주민들이 나서서 벽화를 관리할 경우 벽화는 사라지지 않는다.

대만의 가오슝웨이 우잉 벽화마을이 그런 예다.

‘가오슝림야 국제 거리예술제(Street Art Festival)’를 개최해 매년 벽화를 추가하고 있으며 지역주민들도 적극적으로 그래피티 관리와 홍보에 협력하고 있다.

작품마다 QR코드 설명까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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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Pointz, New York, US A, 2013위인 홍콩과 대만의 특징은 결심하고 공공이 그래피티 사업을 지속적으로 벌여 왔다는 점이다.

공공이 예술가들을 지원하고 지역 주민들과의 합의를 이끌어내 무엇보다도 지속적으로 그림이 남을 수 있도록 관리하고 이를 홍보하고 관광자원화하는 역할을 한다.

이에 비해 뉴욕 파이브 포인츠는 자연발생적인, 민간인과 예술가간의 결과물이었기 때문에 선천적으로 장기간의 작품 존립이 위태로워진 게 차이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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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y Keith Haring, ‘Crackis Wack’, East Harlem, New York, USA, 2013 관광상품화 되어 지역경제에 도움을 주고, 뛰어난 환경미화적 역할을 하기도. 공공이 체계적으로 관리하거나 어차피 아니면 한 가지 방법이 남았다.

그 작품의 작품성이 압도적이고 건물 가치 이상으로 인정되는 일이다.

키스 해링이나 뱅크시의 그래피티는 심지어 건물이 철거돼도 살아남고(사진), 아니 건물에서 벽체째 헐어 미술 경매에 부쳐질 만큼 인기를 누리고 있다.

  • Data Source : https://en.wikipedia.org/wiki/5_Point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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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Pointz,New York,US A,2013 *미국 뉴욕 퀸즈,사라지는 파이브 포인츠의 모습: Watch The Months-Long Demolition Of 5 Pointz In A One-Minute Timelapse

  • 잘 남아 있는 그래피티 거리 1 : 대만 가오슝 위무영 벽화마을) 교통, 공업도시로 여겨졌던 가오슝에게 볼만한 미술관과 벽화마을 등이 크게 위치하고 있다.

    그중에서 방송… blog.naver.com
  • *흔히 남아 있는 그래피티 거리 2 : 홍콩 : 거리미술, 그래피티 홍콩 센트럴&소호 홍콩 하면 불야성을 떠올린다.

    눈부시게 솟은 건물들이 내뿜는 화려한 빛으로… blog.naver.com